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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원우 성공수기
나는 여기에 입학하기 전에는 SAP컨설팅 회사에서 SAP 모듈 컨설턴트로 근무했었다., 이 회사가 다른 컨설팅 회사와는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SAP KOREA의 의뢰를 받아 모듈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재직할 때에는 나도 모듈 업무 이외에 교육업무를 2년간
진행하였는데 그 교육 중, 특정 대학교에서 방학기간 동안 취업 특강으로 열린 모듈 교육을 진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늘 해오던 일이었기 때문에 점차 열정이 식어갈 무렵 내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
면접까지 보고 통과한 40명의 학생들을 만났고,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이라는 문을 통과하고자 이 수업을 희망했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꺼져가던 내 열정에 기름을 부어주었다.
시스템 교육이라는 것은 재미없고 따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해당 내용을 전혀 모르면 더더욱 알아듣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하는데 그럼에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트필기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다 보니 나도 최대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예시를 들어가며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친구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매일 오늘 배운 내용에 대해 요약정리를 과제로 내주었는데, 40명의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를 검토하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잘 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에
설명을 달고 잘한 부분에 대해 칭찬을 적어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나 자신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4주라는 시간이 흘러 교육이 끝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얼마 후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그간 함께한 학생들이 내가 다니는 회사 근처에서 교육이 있어 교육을 받은 후에 나를 찾아왔다.
내 덕분에 자격증도 따고 면접 시 이번에 배운 모듈에 대해 당당하게 대답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고… 그렇게 잊지 않고 찾아온
친구들 덕에 모처럼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조언도 해주다 문득 ‘만일 내가 지금의 대학생이라면 과연 나는 취업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물음에 예스라는 대답을 선뜻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동안 배운 것을 소비하며
살아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서 새로운 지식이 필요하다는 갈증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이라는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SAP학과가 있는 아주대학교를 발견하고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SAP인 만큼 이보다 더 좋은 학교는
없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입학원서를 쓰고 초초하게 기다리며 드디어 입학식에 참석했을 때 또 한번 놀라게 되었다.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던 나보다 더 나이 있으신 분들이 견문을 넓히고자 대학원을 진학하고 계셨던 것이다. 거기서 또 한번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가하다고 했던가… 그
말을 새삼 실감했다.
지인들이 이제 와서 대학원 진학은 어리석은
것이 아니냐고 가끔 농담 삼아 말을 건네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금의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성공이 아닌가 싶다.
평일 수업에 늦지 않으려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했을 때만 해도 과연 내가 다시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함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여기에서 배운 많은 지식과 경험이 나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처음 수업을 들어갔을 때 한 교수님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데, 여러분들의 수준이 각자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수준을 고려해서 수업을 하기는 불가능하여
중간 수준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두 부류가 욕을 하면 성공한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는 그 말은 나의 교육관을 완전히 뒤흔드는 말이었다.
그간 교육을 하면서 못하는 사람, 잘하는 사람은 늘 있었다. 두 부류를 같이 이해시키기 위해 엄청
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강의를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욕을 먹기가
두려워서 항상 학생들을 눈치를 살피고 강의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욕을 먹든 안 먹든 신경 쓰지 않고 마음 편히 강의를 하게 되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패션회사의 시스템
교육 업무인데 편한 마음으로 강의를 하다 보니 교육을 받은 수강생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다는 말을 해주기 시작했다. 마음을 비우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결과적으로 더 재미있는 수업이 된다는 것을 그 때 깨닫게 되었다. 교육을 잘한다는 칭찬이 계속되자 지금의
패션회사에서는 페이를 올려줄 테니 계속 남아서 같이 일해달라는 제의도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쌓은 인맥, 경험,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자신감도 장착했다.
처음엔 SAP를 배우고자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입학했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반성과 사람을 대하는 대화의 기술을 익히는 게 좀 더 미래를 내다보면
필요할 것 같아서 협상이라는 복수전공까지 하는 나 자신에게 정말 잘했다고 칭찬 해주고 싶다.
만약에 내가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여전히 컨설팅 회사의 한구석에 남아 늦은
밤까지 야근 업무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며 SAP 강의
업무를 병행하는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여러 제의 중에서 마음에 드는 제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혹시라도 배움을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난 꼭 그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배움은 끝이 없고, 안주해서는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음을 말이다.